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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도대체 뭐 때문에 여왕이 백설공주에게 질투하나? 노잼 폭망영화 백설공주 리뷰
- 문화골목 17일 전 2025.03.2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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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지금 영화 흑설공주 아니 백설공주가 화제입니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의 실사화인데
2023년 흑어공주의 악몽을 다시한번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 속에 어렵게 개봉을 했는데요.
과연, 이 영화 여러분의 신체에 유해한지 무해한지 간단한 감상평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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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영화 백설공주의 간단한 줄거리입니다.
하얀눈이 내리는 날 태어난 새까만(정확히는 구릿빛) '백설공주'는
왕비인 어머니가 죽고 자애로운 아버지 국왕 밑에서 크는데,
쭉쭉빵빵 쌔끈빠끈 그림하일드가 새엄마가 되고,
아버지는 남쪽왕국에 협상하러 갔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해
새엄마인 그림하일드가 여왕이 됩니다.
여왕 밑에서 천대 받던 백설공주는 궁궐에서 쫓겨나 마법의 숲에 숨겨진 일곱 난쟁이 집에서 머물게 되는데,
여왕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백설공주를 죽이려 기병대를 보내지만 실패하고,
본인이 직접 노파로 변신해 백설공주에게 독이든 사과를 먹여 그녀를 기절시키는데 성공하지만
백설공주를 좋아하던 도적 조나단의 키스를 받고 깨어나 여왕을 물리치고 스스로 왕이 돼 선정을 베푼다는 게 백설공주의 내용입니다.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서도 말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여왕은 도대체 왜 백설공주에게 질투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 백설공주 원작 동화와 애니메이션에서 이런 의문점을 납득시키는 것은
여왕과 백설공주의 미모입니다.
원작에서 백설공주의 외모에 대한 표현은 이렇습니다.
"입술은 장미처럼 붉고, 머리는 밤하늘보다 검으며, 피부는 눈처럼 새하얀 분"
백설공주는 미녀가 즐비한 디즈니 세계관에서 순위권내 경쟁이 가능한 최고 미녀캐릭터이고,
여왕은 디즈니 세계관내 메인빌런 가운데 최고 미인으로 여겨집니다.
게다가 여왕은 자신의 미모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마법거울에 매번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라고 묻고,
마법거울 또한 매번 '여왕이 가장 아름답다'고 답해왔습니다.
그러다 여왕이 백설공주의 아버지와 재혼후 마법거울에 재차 묻자 자신이 아닌 백설공주가 가장 예쁘다고 답해 본격적으로 질투를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실사화 영화에서는 백설공주가 진짜 너무 못생겼습니다.
키도 작은데 팔다리도 짧고, 눈과 입이 크기는 한데 어딘가 조합이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두 번 크게 웃었는데, 한 번은 어린 백설공주(아역은 괜찮습니다)가 큰 백설공주로 넘어가는 장면에서
마치 야인시대에서 김두한이 안재모에서 김영철로 넘어갈 때를 기억나게 했고
또 한 번은 백설공주가 궁궐에서는 하녀복을 입다가 숲에 사과따러 갈 때 우리가 흔히 아는 공주옷을 입고 나타날 때였는데 웃음을 참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마법거울도, 백설공주의 마음씨가 가장 이쁘다고 하는데요.
여왕이 "그래도 얼굴은 내가 더 이쁘지?"라고 물어봤으면 마법거울도 솔직히 그건 인정한다고 했을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영화의 첫번째 전제조건인 '백설공주의 미모와 그 미모에 대한 여왕의 질투'가 성립을 하지 않습니다.
여왕이 백설공주의 이쁜 마음씨에 질투하는 이유가 영화에서 전혀 표현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공개되기 전 가장 먼저 문제 됐던 백설공주의 피부색도 납득하기 힘들었습니다.
피부가 눈처럼 하얗다는 의미에서 생긴 이름인 '백설공주'라는 설정을 엎어버리고
눈이 많이 오는 날 태어나서 백설공주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설정을 가지고 왔는데
만약 이 설정을 가지고 가려면, 왕과 왕비의 피부색도 바뀌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왕과 왕비가 철저하게 백인인데, 백설공주만 구릿빛 피부에 이목구비가 다르다면,
왕은 왕비가 자신이 없을 때 불륜을 저지른게 아닌지, 유전자 검사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흑어공주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단순히 피부색이 문제가 아닙니다.
백인인 인어공주를 흑인으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왕자가 흑어공주에게 무엇때문에 반했는지가 전혀 표현되지 않는게 문제입니다.
백설공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왕자 대신 나타난 의로운 도적 조나단이 백설공주에게 호감을 갖는 건 외모로는 개연성이 조금 부족하지만
어쩌면 자신을 구해준데다, 선정을 베풀었던 왕에 대한 흠모, 또 공주라는 배경까지 마음에 들었을 수도 있다고 짐작이 되긴 합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여왕이 백설공주에게 질투를 가지는 이유를 영화에서 전혀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개연성이 부족한 게 한 두군데가 아닙니다.
도적 조나단은 왜 궁궐까지 들어와서 고작 감자 몇개 훔쳐가려고 했는지도 납득하기 어렵고
조나단이 탈옥을 두 번이나 무사히 할 수 있었던 것도 이상합니다.
또, 백설공주를 죽이기 위해 여왕이 기병대를 보냈지만 백설공주를 찾지 못해 실패하는데,
여왕은 노파로 변신해 백설공주를 직접 만나 그녀에게 독이든 사과를 줍니다.
그럴거면 여왕이 직접 기병대를 지휘해 공주를 죽였다면 간단한 일 아닐까요.
또 백설공주가 군중을 이끌고 여왕에 맞서는 장면은 그야말로 촌극이 아닐 수 없는데,
여왕이 이끄는 병사 네명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자,
그 병사들이 여왕을 배신하고 백설공주의 편에 서는 장면에서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거의 뭐 김춘수의 꽃을 영상화 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번 실사화 영화에서는 난장이를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했는데
이게 실사화 캐릭터와 한장면에 잡혔을 때 상당히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나마 좋았던 것은 갤가돗의 악역연기와 고슴도치같은 동물 CG가 잘 표현됐다는 것입니다.
군중씬도 좋을 수 있었지만, 영화의 메시지가 모호한 바람에 확 마음에 와닿지 않습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아름다운 마음씨에서 나온다라는 이야기를 하고싶었다면
백성공주라는 이야기를 선택해서는 안됐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백설공주라는 이야기에 PC를 얹고 싶었다면,
차라리 아름다운 마음씨가 아닌,
잔혹한 자본계급에 대항하는 민중혁명 쪽이었다면 그나마 이야기가 먹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흑어공주는 흑어공주가 좀 기괴해서 그렇지 영화자체가 그렇게 막 재미없고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심지어 할리 베일리가 노래를 굉장히 잘해서 좋았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흑설공주는 그야말로 개똥망작입니다.
노래도 그닥, 연기도 그닥, 메시지도 그닥, 화면도 그닥,
무엇하나 좋은게 없습니다.
혹시나 싶어 보실 분들이 있을까 개봉하자마자 보고 왔습니다.
흑설공주 안보셔도 좋습니다. OTT로 뜨더라도 보지 않는 걸 권합니다.
흑설공주도 좀 기괴하긴 하지만, 앙상블로 나오는 배역들이 뭔가 좀 말할 수 없는 불편함들이 있습니다.
이야기는 분명 유럽쪽 이야기인 것 같은데,
앙상블로 나오는 이들이 아시아인, 흑인, 히스패닉 등등 마치 할당제를 한 듯이 다양하게 포진돼
무언가 말할 수 없는 불편함을 안겨줍니다.
제가 영화 백설공주에 드리는 평점은 10점 만점에 3점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X같은 개똥망작입니다.
오늘 영상 여기서 마치겠습니다.[유튜브 문화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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